top of page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자녀,

과연 자녀의 문제일까?"

 

   탈무드에서는 교육의 모든 책임은 가정에 있다고 본다. 부모는 자녀를 제대로 교육 시킬 의무가 있다. 유대인들에게 자녀 교육은 엄마만의 몫이 아니다. 아빠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녀 교육에 헌신을 다한다. 그들에게 자녀를 올바르게 교육시키는 것은 계율이기 때문에 이를 어기는 것은 죄이다.

 

   아이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모의 양육태도는 무엇일까? 베이비붐 시대를 지나고 ‘한 명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운동 이후 대부분의 가정이 1~2명의 자녀 뿐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아낌 없는, 아니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베풀게 되었다. 지금 20~30대에서 이러한 과잉 보호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과잉 보호'만이 문제일까?

 

   [질문하는 공부법 하브루타]에서는 ‘낮은 돌봄' 역시 ‘과잉 보호'만큼 문제가 있다고 한다. 많은 부모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낮은 돌봄'은 결손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경우만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 날 대부분의 가정에서 ‘과잉 보호'와 ‘낮은 돌봄'이 함께 일어나고 있다.

 

 

   자녀가 밤늦도록 자지 않으면 안 잔다고 잔소리하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면 깨운다고 씨름한다. 아침밥을 굶으면 밥 숟가락을 들고 따라다니면서 먹이고, 학원에는 몇 시에 가며, 과외는 몇 시에 하는지 스케쥴을 짜서 알려준다. 아이가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나 오늘 영어 과외는 몇 시야?”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 모든 것이 과잉 보호이다. 부모가 아이 스케쥴 관리를 해주고, 숙제는 했는지, 교재는 챙겼는지 확인해주는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자녀가 집에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답답해서 학원을 보낸다. 게임에 빠져있는 모습을 통제하지 못해 학원에 보낸다.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과외를 시킨다. 그리고는 ‘집에만 있으면 공부를 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눈 앞에서 노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공부하고 있겠지'하는 마음에 안심이 된다고 한다. 학원이 보육원인가? 이 것이 낮은 돌봄이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결손 가정만이 낮은 돌봄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을 책임지지 않고 ‘힘들다' ‘답답하다' ‘부모 말은 안 듣는다'는 이유로 학원이나 학교, 과외 선생님에게 맡겨버리는 것이 낮은 돌봄이다.

 

   한 부모에게 왜 아이를 학원에 보내느냐고 물었다. 엄마가 집에 없으면 게임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보냈다고 한다. 왜? 왜 아이가 게임을 하는 문제의 해결책이 학원에 보내는 것일까.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채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을 뿐이다. 엄마가 집에 있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다고 한다. 아니, 내 자녀의 교육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뭘까? 왜 이제와서, 대입이 코 앞에 오니 자녀의 교육이 더 중요해 진 것일까.

자   한국의 많은 가정에서 엄마는 자녀의 모든 스케쥴을 관리하고, 확인하고, 간섭한다. 그리고 동시에 엄마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기관에 맡겨 버린다. 심지어 아빠는 이 모든 과정에서 배제되어 있다.

 

   부모가 모든 것을 해주고 학원에 맡겨버리면서 이제 와서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줄 모른다고 자녀 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춘기의 자녀는 아직 성인이 아니다. 그들을 가르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우리 아이가 바보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한번도 스스로 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열심히 돈을 벌어 뒷바라지 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다. 그렇게 자란 자녀는 감사할 줄 모른다. 자녀에게 스스로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자. 

 

 

Copyright © 2015 by touchablephysics. 

All right reserved.

  • Facebook Classic
  • Twitter Classic
  • RSS Classic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