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교실 Edu 3.0
Touchable Physics & Education
"물리를 전공하고 싶은데,
저는 물리를 잘하지 못해요."
어느 학교를 가도, 참 많이 들어본 질문입니다. 물리로 예를 들었지만, 수학을 전공하고 싶은데 수학이 어려워요. 저는 그리기가 좋은데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등등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다양한 질문이 있겠지만, 물리로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오면 ‘잘하는 것’일까요?
사실 저런 고민을 하는 학생들 중에는 정말 물리 성적이 바닥인 학생은 없어요. 반에서 물리 성적이 꼴찌인 학생이 물리를 전공하고 싶을 만큼 좋아하진 않거든요. 반대로 어떤 특정 분야를 평~생 하고 싶을 만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성적이 꼴찌인 경우도 확률상 0에 가까울 것 같네요.
그렇다면 저런 고민을 하는 학생은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오면 ‘만족’하고 ‘저는 물리를 잘해요!’라고 이야기 할까요?
반에서 1등이면 물리 전공을 해도 되는걸까요? 아니면, 전교에서 1등이여야 할까요?
그것도 아니면 과학고나 영재고처럼 특목고에 다니면 될까요?
전국에서 최고가 되어야하는걸까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요.
놀라운 건, 반에서 10등 하는 학생도, 반에서 1등하는 학생도, 전교에서 1등하는 학생도, 심지어 특목고에 다니는 학생들도 똑같은 고민을 한다는 거예요.
그럼, 저는 20등 밖에 못하니깐 진짜 못하는건가요? 라고 물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에요. 내가 현재 서있는 위치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이런 고민을 하며 찾아오는 많은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럼, 넌 왜 물리를 전공하고 싶은데?”
대부분이 비슷한 대답을 합니다.
“물리가 너무 재밌어서요.”
또는 좀 더 세부적으로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어요. (그런 디테일한 꿈을 가진 학생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시 묻습니다.
“그럼, 넌 1등이 아니면, 물리가 재미없니?”
“1등을 하기 위해 물리 공부를 하는거니, 물리 공부가 재밌어서 하는거니?”
처음으로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예요. 그런데 사무엘 피어몬트라는 사람은 아나요?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텐데요. 사무엘도 라이트 형제처럼 처음으로 비행기를 만들고자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미국의 물리학 교수였고, 협회 회장이였어요. 주변 친구들도 교수이거나 엄청 부자이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였기 때문에, 사무엘은 비행기를 만드는데 어마한 돈을 지원 받고, 정부로부터도 지지를 받아요.
하지만 라이트 형제는 어때요? 그들은 그냥 시골에 살고 있었어요. 아무런 지원도, 정부의 지지도 없었죠. 오로지, 비행기에 대한 관심밖에 없었어요. 심지어 사무엘이 물리학 교수인데 반해, 라이트 형제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어요.
누가 비행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나요?
결과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사무엘은 모든 사람의 지원과 정부의 지지, 어마어마한 연구비도 있었기 때문에 모두가 성공할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포기해 버립니다. 결국은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수리공으로 일하던 라이트 형제가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만들게 되죠.
사무엘은 1등이 되고 싶었어요. 세계 최초로 비행기를 만들고 싶었죠. 그런데 1등을 할 수 없을 것 같자, 그만 포기해버렸어요. 사무엘이 포기하지 않았다면, 사무엘이 더 좋은 비행기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요?
여러분은 지금, 내 옆의 친구가 나보다 성적이 조금 더 좋다고 해서, 사무엘처럼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중요한건 내가 지금 1등이냐 2등이냐가 아니예요. 내가 정말로 하고 싶어서 하는건지, 잘한다라는 칭천을 받기위해서 하는건지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합니다.